<조의현의 화장실 칼럼> 세계의 화장실 이모저모-1
관리자 │ 2024-06-12 HIT 46 |
---|
세계의 화장실 이모저모 화장실 발전에 기여한 흑사병과 공중화장실의 등장 14세기 중엽부터 약 150여 년 동안 유럽에서는 흑사병으로 불린 전염병 때문에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했다.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위생 시설도 병이 빠르게 확산되는데 한 몫을 했다. 유럽인들은 악취를 줄이기 위해 향수와 꽃잎을 이용했고 수도원에서는 향불을 피웠다. 영국 국왕 헨리 8세는 오렌지 껍질에 꽃 향을 섞어 만든 손수건을 화장실에 놓아두기도 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를 방문할 때 꽃을 가지고 가는 일도 악취를 막기 위한 방법에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아름답게 여겨지는 풍습들이 결코 아름답지 못한 이유에서 시작되었다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흑사병 같은 전염병은 위생 관념을 강화하는데 일조했고, 이 과정에서 수세식 변기가 발명되어 화장실 발전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후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비위생적인 화장실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후각 관념이 그 동안 중시되던 미각과 시각 관념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산업혁명에 성공한 영국에서는 1851년에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제1회 만국박람회가 개최되었다. 이 박람회에는 근대적 기술의 성과물인 재봉틀, 팩스, 금속판 사진술 등과 함께 수세식 변기가 설치된 공중화장실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전체 방문객의 14퍼센트에 해당하는 80만 명이 박람회에 설치된 수세식 화장실을 이용했고, 입소문에 힘입어 공중화장실은 유럽 전 지역에 확산되었다. 여성용 화장실이 부족한 이유 여성이 소변을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남성의 두 배 이상이어서,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화장실에 오래 머문다. 1739년 프랑스 파리의 한 연회장에서는 변기의자를 넣어둔 두 개의 작은 방을 설치하고 방 앞에 '신사용'과 '숙녀용'이라는 팻말을 붙여놓았는데 '숙녀용' 팻말 앞에 선 줄이'신사용' 변기가 설치된 방 앞의 줄보다 두 배 길었다는 일화가 있다. 미국 여성들도 화장실 문제로 고생을 했다. 심지어 의회에서도 1992년에 여성용 화장실이 설치되기 전까지 여성의원들은 방문객용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코네티컷 주 의회 의사당에서는 남 녀 의원들이 화장실 문제로 격렬한 토론을 벌인 일도 있다. 여성용 화장실이 거의 없고 그나마 있는 화장실도 너무 멀어서 일부 여성의원이 남성화장실을 사용하기 시작하자 남성의원들이 화장실문에 '남성 전용'이라는 팻말을 붙여놓았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연방 상원에는 여성화장실이 두 개뿐이었는데 2012년 총선에서 여성 당선자가 늘어나면서 화장실 앞에서 한때 교통체증이 일어나기도 했다. 여성의 배변 시간을 고려하면 더 많은 여성용 화장실이 필요한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여성들의 변기 숫자 비율을 계속 늘리고 있다. 화장실 관리를 잘해서 유명해진 여성들 19세기 후반 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유료화장실에서 관리인으로 일하던 모델 출신의 베티라는 여성이 있었다. 어느 날 이 화장실을 이용한 한 신사가 설사를 하는 바람에 바지가 더럽혀져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본 베티는 헌신적으로 신사를 도와주었고, 그 인연으로 둘은 결혼을 하서 행복한 가정을 꾸미게 되었다. 베티는 자신이 관리하던 화장에서 체험한 일과 사람들이 화장실에 남긴 낙서를 모아 『나의생, 나의 의견, 나의 일』이라는 책을 출판해 당시 공중화장실의 태를 파악하는 귀중한 자료를 제공했다. 세상의 모든 변화는 화장실에서 시작된다. 글쓴이 조의현, 이담북스 중에서 ------------------------------------------------------------------------------------------------------------- 어디서나 어울리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하나뿐인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신유건영이 노력합니다!! |
이전글 | <조의현의 화장실 칼럼> 화장실과 인간 행위 |
---|---|
다음글 | <조의현의 화장실 칼럼> 벨기에의 '오줌싸개' 동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