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 나라의 화장실 문제와 대책

화장실도 주인을 잘 만나야 호강한다. 캐나다 정부의 인디언 대표로 일했던 조지 구더럼의 기록에 따르면 20세기 초까지도 인디언의 후예들은 넓디넓은 대지를 화장실로 활용했다. 이들에게 주택은 공급되었지만 화장실은 없었다. 목수가 값싸고 간단한 2인용 옥외화장실을 몇 개 지어주자 인디언들이 귀하게 여겨 도둑이 들지 않도록 경비병까지 두고 세심하게 관리했다. 반면 1990년대 초 유니세프에서 보루네오 열대우림 지역의 위생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한 마을에 천여 개의 공중화장실을 제공했는데, 주민들은 몇 달 동안 화장실을 잘 이용했지만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았고 화장실 사용이 불가능해지자 다시 강물을 이용해 용변 처리를 했다. 화장실도 주인을 잘 만나야 호강하는 법이다.

한편 중동 지방의 사막에 사는 유목민들에 관한 이야기도 전한다. 유목민의 생활 개선을 위해 여러 단체에서 사막에 깨끗한 화장실을 지어 주었는데, 유목민들이 전통적 방식대로 사막의 풍뎅이들이 똥을 가져가도록 해서 화장실의 변기들은 곧 파리의 서식지이자 질병의 온상이 되었다. 현대식 방법이 언제나 전통에 앞서는 것은 아닌가 보다. 이 이야기들은 화장실을 지어주는 해외원조 사업을 할 때,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도움을 받는 국가의 문화를 먼저 이해하고 현지 실정에 맞는 화장실을 지어주면서 차츰차츰 업그레이드해야 보다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화장실보다 휴대전화 사용률이 높은 인도 인구 많기로 둘째가라면서러운 인도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자가 화장실 이용자보다 많다. 2010년 기준으로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5억 6천만 명이나 되는데 비해 화장실 이용자는 인구의 3분의 2 수준인 3억 6천만 명에 불과하다. 휴대전화 보급률은 75퍼센트에 달하지만 화장실을 보유한 집은 전체 가구의 절반가량이다. 깨끗한 집에 불결한 화장실을 들여놓기를 꺼리는 인도 사람들의 문화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들어 화장실 설치를 위한 정부 보조금이 확대되고 대대적인 화장실 설치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공중화장실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에서도 이런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한 휴지 변기에 버리기' 캠페인을 범국가적으로 전개하고 있었는데, 2018년부터는 대변기 부스 내 휴지통 설치를 금지하도록 관련법규를 개정하였다. 화장지를 만드는 (주)유한킴벌리에 따르면, 화장실용 휴지는 20초면 물에서 완전히 풀린다고 하니, 이번 기회를 통하여 오래된 습관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화장실 빈부격차가 극심한 북한 북한이 정권 유지를 위해 지도층 달래기에 나서면서 소수 특권층의 과도한 사치가 만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013년 기준으로 북한에서 1억 원 이상을 소유한 부유층은 25만 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1퍼센트이다. 이들 대부분은 60-70평형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외제차를 타고 명품을 사용하며, 집 안에 사우나 시설과 100만 원이 넘는 수입변기까지 설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반면 일반인이 거주하는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에는 재래식 공동화장실이 있어서, 아침마다 주민들이 화장실 앞에 길게 줄을 선다. 화장실에서도 빈부격차가 극심한 듯하다.

이 모두 사회주의 이념의 산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용한 휴지는 변기에 우리나라 화장실 문화는 많이 발전했지만 지금도 용변을 볼 때 사용한 휴지를 휴지통에 버리는 습관이 있다. 휴지의 질이 나쁘고 건물의 수압이 낮아 배관이 자주 막히던 시절에 생긴 습관인데, 보기에도 흉하고 악취의 원인이 되므로 고쳐야 할 부분이다. 외국여행을 할 때도 사용한 휴지를 휴지통에버리는 관광객이 많아서인지, 일본의 관광지와 호텔 화장실에서는 "사용이 끝난 화장지는 변기에 흘려주세요."라는 한글 안내문을 자주 만나게 된다.